파 크라이 3 그래픽 만큼이나 스릴 살아있네~~!!파 크라이 3 그래픽 만큼이나 스릴 살아있네~~!!

Posted at 2012. 12. 27. 18:25 | Posted in 게임 저널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 중에 따뜻한 열대 지방에 있는 섬으로 훌쩍 여행을 떠나는 상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모르긴 몰라도 피곤하고 삭막한 생활에 지친 사람들 중 열에 아홉은 그런 상상을 한 번쯤은 해보지 않았을까요. 시원하게 뚫린 파란 하늘, 속이 훤히 비치는 맑은 바다, 밤이 되면 왠지 모르게 술집에 가서 친구들과 잔을 부딪쳐야만 할 것 같은 장소. 머릿속에 적당히 그려보기만 해도 입이 저절로 벌어지는 그런 장소를 — 세상에서 일어날 가장 끔찍한 일과 연관시킬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요?

 

주인공 제이슨은 동생 라일리가 비행사 자격증을 딴 기념으로 친구,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와서 유쾌한 나날을 보냅니다. 부서진 배에 올라타 킹 오브 더 월드를 외치기도 하고, 술집에서 분위기에 취해 사고를 치기도 하던 일행은 어느 날 스카이다이빙을 하게 되지요. 거기까진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 뒤, 눈을 뜬 제이슨 앞에는 두 팔이 묶여있는 자신의 형 그랜트와 한눈에 보기에도 맛이 간 게 분명한 바스라는 남자가 있습니다. 제이슨은 기회를 노려 탈출에 성공하게 되고, 이후 바스에게 붙잡힌 가족과 친구들을 구하기 위한 처절한 싸움을 시작하게 됩니다.

 

아싸 신 나는구나.

내가 바로 세상의 왕이여!

내친김에 스카이다이빙까지 하는 일행은

눈이 맛이 간 남자에게 납치된다.

 

'파 크라이 1'과 같이 아름다운 섬을 배경으로 하는 오픈 월드 FPS 게임 '파 크라이 3'는 수풀과 빽빽한 나무들로 이루어진 산악 지대, 아침저녁의 태양이 눈부신 바닷가, 섬 이곳저곳에 있는 유적과 동굴, 그리고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몽환적인 장소까지 다양한 분위기의 지역을 탐험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각 장소는 모두 각자의 특색을 가지고 있어 탐험에 할애하는 시간이 절대 아깝거나 지루하지 않게 느껴집니다. 또한 낮과 밤의 자연스러운 변화는 갖은 장소라도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장치 중 하나입니다.

 

파 크라이 3는 일반적인 FPS 게임처럼 플레이하면 상당히 어려운 게임입니다. 기본적인 총싸움 시스템에 잠입과 암살 시스템이 섞여 있기 때문인데요. 물론 요즘 FPS 게임들도 기본적으로 엄폐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무작정 돌격이 아닌 일단 몸을 숨길 곳을 찾는 플레이 분위기가 낯설지는 않습니다. 몇몇 FPS 게임은 엄폐가 중요하지만 무지막지한 조작감으로 스트레스를 주기도 했습니다만, 파 크라이 3는 이런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불편하지 않은 조작 시스템의 가장 큰 일등공신은 아무래도 엄폐 도중 조준 시스템이 아닐까 싶네요.

 

어째 제정신인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빛나는 태양~ 끝없는 지평선~

고고학의 힘을 빌려 유적을 탐험해 보자.

 

엄폐라고 해서 따로 전용 버튼을 사용하진 않습니다. 그냥 적들의 시야가 닿지 않는 곳으로 몸을 움직이면 되니까요. 간단하게 상자나 벽 뒤로 이동하게 되면 아군 NPC를 향하는 것처럼 자동으로 총구를 위쪽으로 올리게 됩니다. 이때 조준 버튼을 누르게 되면 캐릭터가 엄폐물 밖으로 몸을 움직이면서 적을 조준합니다. 이 부분이 굉장히 자연스러워 엄폐물 왼쪽 부분에 캐릭터가 있다면 왼쪽으로 몸을 기울이고, 엄폐물 중앙 부분에 있다면 엄폐물 위로 일어서서 적을 조준합니다. 또 '콜 오브 듀티' 시리즈 등에서 볼 수 있는 자동 조준 시스템도 적용되었기 때문에 바로 발사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적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자연스러운 엄폐–조준은 잠입 시스템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습니다.

 

사실 FPS 게임, 그러니까 1인칭 슈팅 게임에서 잠입 요소가 들어간 경우는 많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잠입의 요소를 흉내 내기만 했을 뿐 게임을 받쳐주는 핵심 시스템으로 들어간 경우는 별로 없었습니다. 파 크라이 3는 잠입이 게임의 중요한 시스템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적들의 반응부터 의심–발각의 단계를 가지고 있으며, 몸을 낮춰 발소리를 줄여 적의 등 뒤를 노리는 플레이를 권장하는 게임입니다.

 

벽이나 상자 뒤에 엄폐 중일 때 조준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밖으로 움직이며 적을 조준한다.

 

이를 무시하고 일반적인 FPS 게임처럼 적을 공격할 수도 있지만 위에 적었던 것처럼 상당히 어렵습니다. 초반에는 소지할 수 있는 무기의 개수가 단 하나뿐이고 총알 또한 겨우 탄창 하나 정도의 수준만 가지고 다닐 수 있습니다. 무기도 무기지만 특히 총알의 부족함이 큽니다. 적을 쓰러뜨리고 얻는 총알이 다른 게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중반부를 넘어가도 총알이 부족한 경우가 허다합니다. 때문에 소수의 적을 상대하지 않는 이상 가지고 있는 무기를 최대한 전략적으로 사용해야 정면 돌파가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적들을 효과적으로 상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인공 제이슨은 카메라를 몸에 지니고 있으며 십자키 위쪽을 눌러 언제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적들에게 쳐들어가기 전에는 항상 이 카메라로 미리 정찰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얼핏 보면 망원경 대신으로 보이는 이 카메라로 적을 바라보면 머리 위에 병과가 뜨면서 적이 사망할 때까지 위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위치 확인은 마치 레이더로 지원을 받는 것처럼 미니맵에 표시되며, 게임 화면에서는 회색으로 표시된 적을 시야를 가로막는 벽이나 나무에 관계없이 확인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합니다.

 

적과 싸우기 전에는 정찰이 기본.

정찰을 하면 벽 너머의 적을 볼 수 있다.

 

이제 모든 준비가 됐으니 적을 죽이면 된다…는 아닙니다. 만약 소음기가 달리지 않은 총을 발사하면 격발음을 듣고 적들은 바로 알아챕니다. 소음기를 장착해도 개방된 장소에 있는 적을 처치하면 금방 시체가 발견되면서 경계 모드에 들어가 플레이어를 찾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적을 죽일 때도 적들의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서 죽이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십자키 오른쪽을 누르면 조준점을 향해 돌을 던지게 되며, 이 돌이 내는 소리로 적을 유인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 돌멩이는 무제한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게임을 쉽게 풀어나가는데 유용한 전략으로 작용합니다.

 

그리고 적을 한 방에 죽일 수 있는 '테이크다운' 시스템의 활용도 매우 중요합니다. 파 크라이 3는 다른 FPS 게임들처럼 근접 공격을 하더라도 적들이 한 방에 죽지 않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조용히 적의 등 뒤로 다가가면 단번에 적을 죽일 수 있는 테이크다운이 발동되며 그 종류 또한 다양합니다. 한 명의 적을 테이크다운으로 처리했을 때 근처에 또 다른 적이 있다면 그 적 또한 곧바로 죽일 수 있는 연속 암살도 가능하며, 적이 가지고 있던 나이프나 권총으로 주변의 적을 처치하는 영화 같은 기술도 있습니다.

 

게다가 테이크다운 가능 거리도 생각보다 긴 편이라 발동 아이콘이 뜨자마자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을 누르면 스케이트 타듯이 슈우욱 접근하는 제이슨을 볼 수 있습니다. 파 크라이 3의 잠입 시스템은 여타 잠입 액션 게임처럼 난이도가 높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테이크다운 기술들을 잘만 사용하면 두 명에서 네 명 정도 되는 적들을 리암 니슨처럼 처치하는 건 일도 아닙니다. 특히 게임 내에서 적의 시체를 옮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테이크다운의 기술 중 하나라는 것도 테이크다운 시스템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지 난이도에서도 람보 플레이는 어려운 편.

총알 사이로 슬라이딩하는 의지.

테이크다운으로 적들을 손쉽게 해치울 수 있다.

남자란 동물은 왜 항상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가.

 

하지만 아쉽게도 게임 초반부터 이런 다양한 기술을 사용할 순 없습니다. 적을 사살하거나 퀘스트를 통해 얻게 되는 경험치를 쌓다 보면 포인트를 얻을 수 있게 되는데, 이 포인트를 활용하여 여러 가지 기술을 배울 수 있습니다. 제이슨이 배울 수 있는 기술은 가장 기본적인 최대 체력 향상부터 방어력 향상, 각종 암살 기술까지 수십 가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는 그리 많지 않아서 잠깐 다른 일에 몰두하다 보면 포인트가 2, 3개씩 쌓여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제이슨을 보실 수 있습니다.

 

게임 초반에 제일 먼저 배우게 되는 것은 라디오 타워를 작동시키는 법입니다. 라디오 타워를 작동시키게 되면 그때까지 대략적인 지형만 보여주던 미니맵이 제대로 작동하게 되며, 마을과 길 뿐만 아니라 눈에 불을 켜고 찾아야 할 수집 아이템들도 표시됩니다.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무기 종류는 라디오 타워가 작동된 개수에 따라 증가하기 때문에 단순히 지도를 여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라디오 타워의 위치 또한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가야 할 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기 때문에 몇몇을 제외하면 자연스럽게 지도를 밝힐 수 있게 됩니다.

 

지도를 밝히게 되면 섬을 차지하고 있는 해적들이 세운 초소의 위치도 표시됩니다. 이런 초소는 함부로 공격하게 되면 경보가 울리면서 기존의 있던 적들의 두 배 이상 되는 적들이 증원되기 때문에 공격하기 전에 먼저 잠입해서 경보부터 해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소를 점령하게 되면 지도상에서 초소로 빠른 이동이 가능하게 되며, 상점을 이용할 수 있게 되고 초소에 있는 게시판에서 서브 퀘스트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싸울 때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아군이 뒤늦게 도착하는 분통 터지는 모습도 같이 보실 수 있습니다.

 

다양한 기술들이 준비되어 있다.

초소를 공략한다면 경보 장치부터 끄자.

자체발광 성스러운 라디오 타워.

전투가 끝나고 나서야 어기적어기적 등장하는 아군.

 

상점에서는 잡동사니의 판매와 함께 총알과 총기 구입은 물론 각종 총기류의 업그레이드 부품 또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업그레이드 부품은 탄창 증가에서부터 소음기, 레드닷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취향에 맞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파 크라이 3는 총알이 부족한 게임이다 보니 탄창 증가 옵션이 특히 유용합니다. 라디오 타워를 작동시키고 얻게 되는 총기류는 항상 공짜로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몇몇 총기는 돈을 주고 구입해야 하지만 돈을 모으는 난이도 자체는 그리 높지 않아서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사실 이 게임에서 상점은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메뉴의 '크래프트(CRAFT)' 항목입니다. 이 항목에서 우리는 제이슨에게 필요한 갖가지 물약과 장비들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물약의 종류로는 기본적인 회복약에서 각종 상황을 유리하게 해주는 각성제들이 있습니다. 물약들은 게임 내에서 자라고 있는 형형색색의 식물들을 채집하고 합성해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식물들은 게임을 진행하면서 라디오 타워를 활성화시켰다면 미니맵에서 위치가 표시되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장비는 인벤토리의 크기에서부터 최대 소지할 수 있는 무기, 총알, 물약의 개수를 늘려주는 것과 같이 게임 내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때문에 다른 것들을 제쳐놓고서라도 1단계 이상의 장비 제작은 거의 필수로 여겨집니다. 그렇지 않으면 만성적인 총알과 인벤토리 부족에 내내 시달리기 때문이죠. 장비 제작에는 동물 가죽이 필요하며 지도를 확인하면 해당 동물이 사는 지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약과 장비의 업그레이드는 서브 퀘스트로도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지루한 건 사실입니다.

 

지도에서 동물들의 서식 지역을 확인하자.

인벤토리 확장을 최소 1단계는 해야 편하다.

 

게임의 전체적인 흐름을 살펴보면 동사의 '어쌔신 크리드 2' 삼부작과도 꽤 닮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라디오 타워를 활성화시키고 서브 퀘스트를 진행하는 모습은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에서의 뷰 포인트를 활성화해가며 게임을 진행하는 것과 판박입니다. 하지만 이미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를 통해 검증된, 높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한 훌륭한 안전성은 파 크라이 3에서도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파 크라이 3는 이러한 시스템을 적절하게 개선해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가 자연스럽게 순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파 크라이 3의 무대가 되는 섬의 크기는 여타 다른 오픈 월드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며, 이 커다란 섬은 갖가지 서브 이벤트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사냥과 암살부터 원주민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서브 퀘스트에서 포커나 사격 같은 미니 게임, 2차 세계 대전 때 섬에 주둔했던 일본군의 편지와 같은 수집 요소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커다란 세계에서는 무작정 걷기보다는 자동차와 보트, 행글라이더 같은 이동 수단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쪽이 당연히 편리합니다. 탈것을 이용한 이동은 매우 빠른 편이며 조작감도 좋기에 쾌적한 여행이 가능합니다.

 

또한 이렇게 섬을 이동하다 보면 길에서 발생하는 랜덤 이벤트도 즐길 수 있습니다. 적들에게 잡혀 끌려가는 원주민들이 있는가 하면, 자동차가 고장 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도 있고, 야생 동물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적들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벤트들은 보는 재미도 있지만 곤경에 빠진 사람들을 도와주면 약간의 보상도 얻을 수 있어서 게임 내 즐길거리를 풍성하게 해줍니다. 그렇기에 파 크라이 3는 할 게 너무 많은 게임입니다. 대부분의 오픈 월드 게임이 그렇듯, 이런 다양한 일거리들을 어떤 방식으로 즐기는지는 순전히 플레이어의 몫입니다.

 

핸드북 메뉴는 각종 정보로 가득하지만….

유물 수집품은 가까이 가면 노래(?)를 부른다.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미니 게임 포커.

 

주인공의 심적 변화를 기둥으로 한 스토리 진행은 훌륭하며, 개성 있는(=정신이 나간듯한) 인물들과 함께 펼쳐나가는 드라마는 고전 명작 '지옥의 묵시록'을 보는듯한 느낌을 줍니다. 열대 지방에서 정신 나간 인간들과 뒤엉키는 이야기는 대부분 지옥의 묵시록이 떠오르긴 하죠. 이 부분은 장점인 동시에 개인 취향에 따라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옥의 묵시록이 훌륭한 작품이지만 보고 나서는 우울해지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어쨌든 파 크라이 3의 스토리는 엔딩을 볼 때까지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국내에선 영문판 그대로 발매된 점이 더욱 아쉽습니다.

 

각종 탈것들의 조작감이 안정적이다.

높은 곳에서 떨어질 땐 재빨리 낙하산을 펼치자.

이기는 편 우리 편은 아니고 어부지리….

가끔 이런 말도 안 되는 싸움도 해야 한다.

 

멀티 플레이 모드는 본편과 다르게 아케이드적인 색채가 강합… 아니, 툭 까놓고 얘기하자면 '콜 오브 듀티'의 멀티 플레이 모드가 떠오릅니다. 적에게 공격이 명중했을 때는 그 특유의 투두둑 소리와 함께 화면 조준점에 집중선이 표시되며, 강력한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킬 스트릭' 또한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킬 스트릭 시스템은 콜 오브 듀티의 그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연속 사살이 아니라 게임 중 죽더라도 일정 수 이상의 적을 사살하면 사용 가능한 형식이라 실력이 좋지 않아도 꾸준히 적을 쓰러뜨리다 보면 가장 상위의 킬 스트릭 장비를 쓰는 것이 가능합니다.

 

집 라인을 타고 이동하면서 총을 쏘는 등의 싱글 플레이 모드 기술도 멀티 플레이 모드에서 사용 가능하며, 불이 번지는 효과를 이용한 '파이어스톰 모드'도 인상적이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게임 결과 화면이 아닐까 합니다. 게임이 끝났을 때 승리한 팀의 1위가 패배한 팀의 1위에게 직접 위해(?)를 가할 수 있습니다. 즉, 패배한 팀을 위로해주거나 처참한 응징을 가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뭐, 대부분의 유저들은 패배한 상대를 열심히 패주기에 바쁘지만요. 아무리 가상의 캐릭터라지만 자신의 분신이 공개 처형을 당하는 기분은 여러모로 꽁기꽁기합니다.

 

싱글 플레이 모드와는 별도의 스토리를 진행할 수 있는 코옵 모드는 최대 4인의 플레이어가 참여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들 간의 협력을 중심으로 하는 코옵 모드는 기본적으로 6개의 시나리오가 제공되며 시나리오 하나당 플레이 타임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이 코옵 모드는 기본적으로 멀티 플레이 모드의 레벨과 경험치를 공유하기 때문에 초기에 적과 자신의 화력 차이를 메꾸기 위해 코옵 모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온라인 전용 모드가 아니라 오프라인 코옵 플레이 역시 가능하다는 것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죽은 이유를 너무 잘 가르쳐줘서 슬픈 킬캠.

킬 스트릭의 감각은 영장 시리즈와 비슷하다.

코옵 플레이로 뜨거운 우정을 확인하자.

안돼! 제발 거기만은!

 

파 크라이 3는 높은 완성도의 안정적인 시스템에 시나리오 연출도 훌륭한 몇 안 되는 게임입니다. 장애물 앞에서 점프 버튼을 누르면 자연스럽게 뛰어넘는 모션이 나온다거나, 경사가 높은 언덕길을 내려올 때 미끄러져 내려오는 부분 같이 게임에 집중하는 데 필요한 자잘한 요소들도 많이 신경 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작사의 이러한 소소하면서도 신경을 많이 쓴 노력은 게임의 몰입감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덕분에 쓰러진 적이나 동물에게서 전리품을 빼앗는 부분의 조준이 어렵다는 사소한 문제는 관대한 마음으로 넘길 수 있습니다.

 

인간은 다른 사람의 강요보다 스스로 선택한 일을 했을 때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하죠. 목적지가 하나라도 그곳까지 가는 길은 수십, 수백 가지가 넘으며, 플레이어는 그 중 하나를 선택할 권리가 있는 장르가 오픈 월드(혹은 샌드박스)입니다. 수준 높은 그래픽과 잘 짜인 시스템에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탄탄하게 꾸며진 오픈 월드 게임을 플레이했을 경우, 플레이어는 단순히 게임을 플레이한 것이 아니라 특정 장소로 여행을 떠났다 돌아온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파 크라이 3는 그런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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